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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09
내 공간, 새 시스템.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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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1.20
이번주 토요일은 늦잠을 잔 탓에 오후가 되서야 눈을 떴다.
정신을 차리기 위해 샤워를 마친 나는 가방을 어깨에 매고 학교의 연구실로 향했다.
햇빛도 그렇고 바람도 그렇고 왠지 모든게 눅눅한 느낌이 들었지만 머리에 쓴 헤드폰에서 울리는 음악소리에 집중하며 연구실에 도착을 하였다.
컴퓨터 앞에 앉아 본체의 파워 스위치를 누르고 모니터를 켠 뒤 잠시 있었을 뿐인데 밀폐된 연구실은 어마어마하게 찌기 시작했다. 아무리 대충대충사는 나라도 더위는 못 참기에 창문을 모두 열었더니 이번엔 불쾌한 습기가 온몸에 엄습하는 바람에 완전히 뚜껑이 열리고 말았다.
- 파칭! -
" 리미트 해체! 우렁각시 모드 기동! "
안그래도 좀 너저분했던 연구실 내부에 습기 가득한 찜통 속의 스트레스가 폭발해버린 나는 두 팔을 걷어붙이고 신들린 듯이 정리 및 청소를 해치웠다.
적당주의에 쩔어사는 나로서는 이례적으로 약 1시간 동안 청소를 마치고 보니 연구실 한 쪽 구석에 짱박힌채 먼지가 가득쌓인 큰 선풍기로 눈이 갔다.
실컷 몸을 움직인 탓인지 더위 탓인지 모를 땀이 이마를 타고 흐르고 정보대 건물 뒷편에서 아련히 울리는 매미소리가 들리자 문득 '아, 이제 2007년의 여름이 다가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름이 다가왔으니 선풍기를 꺼내줘야겠지?
나는 이번에도 평소답지 않게 부지런떨며 선풍기를 깨끗이 청소했다.
세상에 세상에... 무슨 먼지가 그리 많이 뭉쳤는지, 문득 1년전 군대에서 휴가나와 시골 큰집에서 청소했던 5년 묵은 컴퓨터가 떠오를 정도의 먼지였었다.
여튼 깨끗해진 선풍기를 틀자 시원한 바람이 온 몸을 휩쓰는데 그날의 고생이 한번에 날아가는 거 같았다. ㅇㅅㅇ/
이제 완연한 여름이 다가왔다.
아이스커피가 가장 맛있어 지고, 중국집에서 가장 이윤을 많이 남기는 콩물국수가 개시되며, 에어콘이 미친듯이 중노동을 하고, 여인네들의 노출도도 상승하는 계절이 다가온다는 것이다. ( ㅇ///ㅇ )
24번째로 맞이하는 여름.
이번 여름에는 과연 어떤 즐거운 일들이 생겨날지 꽤나 기대 되는 바이다.
PS. 이번 여름도 사상최고로 더운 여름이 되는 것일까?(한숨~)
PS2. 내 불쾌함은 적중했다. 그날 저녁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새벽녘에 야식을 사서 편의점을 나오니 그 전에 내리던 양의 두배는 퍼붓더라나... 아 놔 -_-
새학기와 3년만의 복학이 손을 잡고 나를 찾아왔다.
말이 3년이지 3살 차이나는 06학번 아이들과 함께 수업을 들어보니 내 자신이 왜 이리 나이들게 느껴지던지...
24세라는 나이는 흔히 말하는 '꽃다운'이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나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1학년을 마치고 군대를 다녀온 남학우들을 보면 대부분 23~4세이고 2~3살 어린 후배들에게 '복학생 아저씨'라고 머리속에 각인 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런 비참한 현실 속에 새로운 학교 생활을 시작하려니 일단 복학생의 마인드, 이를테면 복학생 소프트웨어를 재학생 소프트웨어로 덮어쓸 필요성이 느껴지더라나?
그래서 기분 전환을 위해 가볍게 책상의 배치를 바꿔 보았다.
현재 나는 학교 연구실(이라고 쓰고 놀이터라고 읽는다.)에 내 컴퓨터를 두고 지낸다.
여기서 지낸지 한 3달 됐으려나? 학교 동기인 슬라임군과 같은 컴퓨터를 조립해서 동방을 놀이터 삼다가 학기가 시작되고 연구실로 옮기게 되었다.
공부하는 척 하려고 가져다 놓은 C++책이 눈에 거슬리더라도 양해를...(근데 정발 공부했다. 하루에 아주 조금씩...)
여튼 저런 환경이었는데 이번에 연구실에 새로운 책상이 몇개 들어오는 바람에 자리에 대대적인 변경이 있게 되었으니...
이게 새로 바뀐 내 자리.
연구실 최고참인 선배가 졸업함에 따라 선배가 쓰시던 학교 컴퓨터는 슬라임에게 넘어가게 되었고 나는 모니터 하나를 꿰어 차서 듀얼을 쓰기 시작했다.
1학년 때 학교 컴퓨터실(이라고 쓰고 조대 게임방이라고 읽는다.)에서도 듀얼을 썼었는데 당시엔 CRT 듀얼이었다.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LCD 듀얼을 쓰다니 세월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
왼쪽의 모니터는 슬라임의 새로운 서브컴. 슬라임이 자리 비울 땐 내가 임시로 쓴다. 용도는 주로 웹 게임 돌리기.
가운데 모니터는 내 컴퓨터의 메인 모니터. 지금 돌아가는건 와우.
오른쪽 모니터는 서브 모니터로 주 용도는 IRC, MP3플레이어, 메신져, 게임 도중 웹 브라우져 등등 다양하다.
바뀌어서 좋은 점은 책상이 낮아져서 어깨가 너무 편하다는 점.
그동안 전신에 걸리는 부담이 어마어마했다. ㅠㅠ
이제 환경도 바뀌었으니 공부도 열심히 해야지.(맨날 하는 거짓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