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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 주기가 너무 뜸한 나머지 쓸때마다 근황이 되어버리는 와우 관련 포스팅 입니다.

지난번에 어디까지 포스팅을 했었었죠?
아 맞다. 돈 아끼며 찌질대다가 갑자기 돈을 풀어쓰면서 템을 맞추고 이제 좀 게임이 할만 해졌다는 내용이었었죠?

네, 그렇게 템을 맞추던 제 흑마법사 크롤로시아는 운 좋게 현재 세나리우스 얼라이언스에서 레이드 진도 1위를 달리는 블루썬더 공대에 가입하게 됩니다.(정공들이 대부분 망해서 정공이래봐야 몇개 되지도 않지만 불성 때 부터 명맥을 이어오던 유서 깊은 명문 공대이지요.)

정공에 가입한 것 까진 좋았는데 아뿔싸~ 정공을 뛰기에는 제 템이 너무도 부족했던 것입니다. 덕분에 첫 레이드 참여에서 저는 시너지 딜러들에게 마져 밀리면서 정말 와우 레이드의 개념이라는 것을 깨우치고나서 처음으로 25인 던전에서 딜 꼴등을 하게 됩니다.

당시 제 템이 다른 공대원 분들에 비해 전반적으로 1~2단계 밑이었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수도 있지만 당시 제가 받은 충격은 상당 했었지요.

게다가 당시 트라이하던 네임드인 25인 하드모드의 아눕아락에서는 흑마의 존재가 있으나 마나 별 차이가 없을 정도 였기 때문에 제 존재가치는 완전히 나락으로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이런 잉여흑마지만 템을 맞추면 딜이 오를거라는 공대원 분들의 격려에 힘 입어 있는 돈 없는 돈 다 풀어가며 템을 맞추게 되었고 서서히 구색에 맞게 템을 갖추어가기 시작 했습니다. 물론 템이 업그레이드 되니 딜도 자연스럽게 오르더군요.

저는 뭐 한것도 없지만 세나 얼라이언스 최초로 25인 하드모드 아눕아락을 쓰러뜨리고 50트 성공 업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공대에서 딜 순위가 중간 좀 아래로 올라갔을 무렵, 저희 길드의 마스터를 맡고 있는 철퇴형이 불성때 운영하셨던 MJ공대를 다시 시작하시겠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스타팅 맴버에 길드원들 상당수가 포함 되더군요.
물론 제게도 함께 하자는 제의가 들어왔지만 그래도 이미 공대에 소속된 몸이고, 아무 일도 없는데 멀쩡한 공대를 탈퇴하는 것 역시 도리에 맞지 않다며 거절을 했습니다.

당시 정공은 거의 대부분 몰락하는 분위기였고, 정공 보다는 골팟이 의외로 진도가 더 빠르기 때문에 정공의 인원 충원은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MJ공대 역시 초기 인원 충원에 커다란 애를 먹었고, 흑마법사는 가장 안모이는 클래스 중 하나였지요.

인원충원 2주 째 까지도 흑마 자리가 공석인 것을 보니 슬슬 걱정이 들더군요.
길드원들의 권유가 계속 들어오는 와중에 철퇴형과 오란씨누나의 설득이 이어지자 도저히 마음을 잡을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저는 블루썬더 측에 사실대로 길드원들과 함께 레이드를 하기 위해 공대를 떠나겠다고 이야기를 했고, MJ공대로 이적하게 되었습니다.

MJ 공대로 이적한건 좋았는데 역시 신생 공대 답게 몇몇 미흡한 점이 눈에 띄였습니다.
탱커는 괜찮은 수준이었지만 캐스터층이 너무 미약해서 블루썬더에서 딜 한다고 명함도 못내밀던 제가 당당하게 상위권에 랭크되었고, 힐러도 문제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다행히 밀리진은 알아서 딜을 잘 했습니다.

신생공대의 특성상 부족한 점이 있는건 당연한거고 차차 나아질거라 믿고 해나갔습니다.

리치왕의 마지막 던전인 얼음왕관 성채가 열리고 3~4주 가량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힐러의 문제는 거의 보완되었고 힐러장을 맡은 오란씨 누나도 힐러들에 대해 자부심을 갖을 정도로 좋은 힐을 보여주고 있지만 캐스터의 낮은 딜에 대해서는 계속 말이 나왔습니다. 그러던 와중 처음부터 반강제적으로 캐스터장을 맡았던 길드원 아크형이 제게 캐스터장을 넘겨주시더군요.

그러고보니 불성때도 MJ공대 2대 캐스터장을 맡았지만 다른 캐스터들과 대판 싸우고 건강상의 문제도 있어서 공탈을 해버렸던 기억이 떠오르는 바람에 절대 맡기 싫었지만 따로 맡을 사람도 없어보이고 다른 오피서분들도 워낙 강요하시는 탓에 결국 맡게 되었습니다.

제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든 주제인데 대체 어떻게 캐스터들을 이끌어가야 할지 앞날이 막막합니다.
벌써 첫주에 딜 좀 올려달라고 수 없이 닦달을 했으니 캐스터분들은 얼마나 듣기 싫어할까요? 사실은 다른 사람에게 싫은 소리하는거 정말 싫어하는 사람이라고 마음속으로 계속 소리쳐 보지만 모니터 너머의 캐스터분들께는 전혀 들리지 않겠지요.^^;

그래도 기왕 맡은 캐스터장이니 열심히 해볼 생각 입니다.^^



[ 가장 최근의 장비 : 티어10 2피스, 티어9 2피스, 멀린의 로브 ]
and

오리지널 시절, 아제로스에 서식하는 용들 가운데 가장 위협적인 용 두 마리를 꼽으라면 누구든 단연 네파리안과 오닉시아 남매를 꼽으실 것입니다.
(벨라는 지배를 당해 그 모양이 된 것이니 논외로 하지요.)

스토리상으로는 오리지널에서 이미 네파리안과 오닉시아가 유저들의 손에 살해 당해 그 목이 효시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두 용들을 살해하면 그 목이 잘려 대도시의 한가운데 효시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지요.
그나마 네파리안은 덜하지만 오닉시아의 목은 스톰윈드의 성문 앞에 걸려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적인 무력도 오빠인 네파리안이 훨씬 강할 뿐더러 오닉시아에겐 자신을 수호할 강력한 부하가 없었기 때문이지요.

오리지널 시절의 보스들은 그 능력이 그대로지만 유저들의 캐릭터, 즉 영웅들은 시간이 지나며 점점 능력적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때문에 확장팩인 불타는 성전에 들어서는 고작 한두명의 영웅에게 참살 당하는 오닉시아를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특히 새로 등장한 덕분에 막강한 전투력을 자랑하던 죽기가 단신으로 오닉시아를 찍어누르는 모습에서는 작은 충격을 받았었지요.)

그런 오닉시아가 이번 3.2.2 패치를 통해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전에 비해 강력해진 80레벨들의 영웅을 상대하기에 걸맞는 능력을 가지고 리뉴얼 되었고, 이전에 드랍하던 아이템들도 지금의 영웅들이 쓰기에 걸맞게 성능이 확 뛰었습니다.

이제 오닉시아는 그 날카로운 발톱으로 영웅들을 무참히 찢어 발기고 지옥보다 뜨거운 브레스로 숯덩이를 만들어버릴 준비가 되었습니다.

... 라는건 앗시발쿰이고 사실 강해졌다지만 여전히 10~20명의 인원에게 농락 당하고 있는게 현실이지요.

물론 저도 거기에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이틀 전엔 부캐인 정기술사로 오닉시아 20인 레이드에 참가 했었습니다.

별거 아닌 것 처럼 적어놨습니다만 그 강렬한 프레임 브레스 만큼은 도저히 무시할게 못 됩니다. 딜에 눈이 멀어버린 딜러들은 아차 하는 사이에 정말 숯덩어리가 되어버리지요.
이날도 몇몇 인원의 실수에 의해 공대가 한번 전멸 하였고, 오닉시아 앞에 다시 모여 재정비를 하였습니다.

은근히 정비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 지루해진 저는 무의식적으로 여기저기 폴짝폴짝 뛰어다니며 노닥거렸습니다.

재정비가 끝나고 공장님의 카운트 소리가 들렸습니다.
저는 그 때 까지도 폴짝폴짝 뛰어다니며 카운트가 끝나자마자 튀어나갈 준비를 하였지요.

[맨탱님의 카운트가 끝나는 동시에 손이 미끄러지는 바람에 입구 오른편의 구덩이로 떨어져버림 ]

[ 살아있으면 계속 쫄을 위로 올려보내기 때문에 자살을 택했다 ]


아 정말 떨어지는 순간 식겁 하고, 떨어지고 나서는 공대원들에게 연거푸 사과만 하였습니다. 이렇게 쪽팔리는 사건을 터뜨리는건 정말 오랜만이네요.  ㅠㅠ

결국 계속 사과만 하다가 분배도 안 받고 그냥 나와버렸습니다.

맘씨 좋은 공대원분들께서 그냥 분배 받고 가라고 했지만 너무 부끄러운데다 오닉시아를 잡는데 전혀 공헌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받을 염치도 없더군요. 어흑~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을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공대원 분들이 위로를 해주신 덕분에 마음이 조금은 훈훈했습니다.(그렇다고 쪽팔림을 커버할 순 없지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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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에 관해 직접적인 내용의 포스팅을 한지도 어언 몇년이 흘렀군요.
하하하;

사실 와우는 꾸준히 해오고 있었습니다만 제가 별로 스크린샷을 남기며 게임 하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어쩌다보니 관련 포스팅이 거의 없었네요.


여튼 요즘도 와우는 즐겨하고 있습니다.
불성 말기에 4달간 접었다가 길드 형의 '계정 끊어주기' 신공에 낚여서 노스랜드로 복귀하고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며 파란만장한 사이버 라이프를 즐기고 있지요.

제가 키우는 주 캐릭터는 전에도 포스팅 했었던 흑마법사 입니다.
오로지 데미지 딜링을 위해 존재하는 클래스이기 때문에 흔히 퓨어딜러라 분류 되지요.
던전에서 모험을 할 때, 퓨어 딜러들은 같은 퓨어 딜러들 보다 더욱 더 많은 딜을 하기 위해 노력 합니다.
물론 슬렁슬렁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자신이 퓨어딜러라는데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유저라면 데미지 미터기에서 1위를 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딜링을 하게 됩니다.

딜링을 잘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센스와 컨트롤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 기본이 갖추어지면 약간 등급이 낮은 장비를 갖추고 있어도 한등급 정도 높은 장비를 지녔지만 실력은 없는 딜러들을 이길 수 있습니다.(제가 잘하는건 아니지만 이 점 덕분에 불성 시절에 재미를 톡톡히 봤지요.)
그리고나서 부가적으로 중요한 것이 바로 장비 입니다.
장비가 좋다는 말은 그 만큼 캐릭터가 높은 데미지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뜻 합니다.

특히나 최근 모험의 무대가 되는 노스랜드에서는 레이드의 난이도가 낮아짐에 따라 컨트롤 보다는 장비의 성능에 딜링의 포커스가 맞춰지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게임내의 자본인 골드를 아끼느라 좋은 장비를 갖추지 못했던 저는 퓨어 딜러로서의 역할 수행을 충실히 해낼 수 없었고, 화려했던 과거의 영광에 스스로 짓눌려 자포자기하는 일상을 보냈습니다.

한마디로 찌질하게 궁상 떨며 게임 했다는 말이지요. ㅇㅅㅇ

그런 저를 길드원들은 다독거려 일으켜줬고 여차저차 기운을 차린 저는 갑자기 그동안 모은 골드를 마구마구 써버리며 고성능 장비를 구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 티어9 4세트 + 제작템 멀린의 로브를 장비중인 크롤로시아 ] 

항상 던전에 가서 벌어온 골드를 현금으로 판매하여 용돈을 삼아오다가 그 골드를 모두 장비 구입하는데 써버리니 너무 쉽게 장비가 갖춰지더군요.

문득 만렙 찍고 3일만에 저보다 더 좋은 장비를 갖추었던 길드 형, 누나들이 생각나는 순간이었습니다. ㅠㅠ

아직 완전한 장비는 아니지만 그래도 아주아주 기본적인 구색은 갖추었으니 앞으로 퓨어딜러로서 좀 더 즐거운 모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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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인지 토요일인지 이젠 기억도 나질 않는다.
그저 와우 확장팩이 업데이트 되었다는 사실만이 머리속에 떠오를 뿐이다.

그 뒤 48시간 동안 9시간 자고 인스턴트 던전 공략하고 퀘스트 해서 60에서 63레벨을 찍었다.
(서버 최고렙은 66렙이고 나는 단 둘뿐인 길드 최고렙이다.-_-)


..................


근데 나 월요일에 발표 있는데...

아뿔싸 싶어 일요일 저녁 부터 책을 붙잡고 들이파는데 도중에 연습문제 하나에 막혀서 한 3시간 날리고 보니까 쓰러져 자고 싶어진다.

그래도 참자.
오늘 애들에게 설명하려면 안좋은 머리 열심히 굴려서 머리 속에 때려박아야한다.-_-

결국 나는 1000원짜리 카카오 37% 투유 초콜릿을 아작아작씹으며 책을 노려보고 키보드를 두들긴다.


ps1. 저자 윤성우씨. 야이 ㅅㅂㄹㅁ.  바로 한 장 앞에서 배열에 입력 받을 땐 &안쓴다고 말해놓고 한 장뒤 해답에는 당연하단 듯이 &를 쓰면 어쩌자는건데... 해답 안보고 끝까지 내 힘으로 풀려고 날려먹은 내 3시간 돌려내 ㅅㅂㄹㅁ (나 원래 ㅅㅂㄹㅁ라는 말 거의 안쓰는데 간만에 혈압 오르게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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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의 세상은 어둠이 내려앉았지만 와우의 세상은 붉게 타오르는 석양이 저물어가고 있었다.

호드에게 맞서는 인간들에게 있어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는 왕성 스톰윈드.
스톰윈드의 마법지구 구석에는 수 많은 흑마법사들이 마법을 배우기 위해 들렸고 또 들리고 있는 주점 하나가 자리잡고 있었다.
주점의 앞은 풀밭으로 덮여있었고  나무 몇 그루와 세 사람 정도가 앉을만한 돌 벤치 두 개가 항상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그런데 오늘 평소 아무도 앉지 않던 이 돌 벤치에 사슬 경갑을 입고 두 자루의 롱소드를 허리에 찬 나이트 엘프 여성 한 명이 앉아 있는 것을 보자 드워프 남성 사냥꾼은 호기심이 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저녁놀을 받으며 묵묵히 앉아있는 흰 머리칼의 나이트 엘프 여성의 곁에 조심스레 앉으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것을 본 나이트 엘프 여인 역시 미소로 응대를 하자 사냥꾼은 조금 마음이 들뜨는 것을 느꼈다.

"조용하고 한적한게 참 좋죠?"

자신의 들뜬 마음을 숨기려고 했던 것일까. 사냥꾼은 조금은 갑작스럽지만 그녀에게 먼저 말을 건낸다.

"네, 고요함도 마음에 들지만 저녁노을 역시 아름답네요. 저는 이 따스함과 포근함을 좋아한답니다."

차가운 쇠사슬로 짜여진 경갑과 양 허리에 날카롭게 잘 벼려진 두 자루의 롱소드를 차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온화한 그녀의 대답에 사냥꾼 역시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몇초간의 짧은 정적이 흐르고, 그녀에게 뭔가 다른 말을 건내볼 생각으로 주변을 둘러보던 사냥꾼은 근처 풀 숲에서 뛰노는 작은 다람쥐를 발견하였다.

"아! 저기 귀여운 다람쥐가 있군요."

평소 야생동물을 사냥하는데 도가 튼 그로선 스스로 담기에도 민망한 대사였지만 그녀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것이었다.
사냥꾼은 도톰한 손으로 다람쥐를 가리키며 그녀에게 고개를 돌렸다. 물론 자연을 사랑하는 그녀의 화사한 미소를 기대하며.
그 순간 사냥꾼은 잘 벼려진 검만이 발도될 때 낼 수 있는 깔끔하면서도 소름끼치는 쇳소리와 함께 검은 인영이 흐릿한 잔상을 남기며 폭풍과도 같은 기세로 눈 앞을 스쳐지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정말 찰나의 순간이었고 사냥꾼의 눈은 비어있는 옆자리를 주시하고 있었다.
자신의 옆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감조차 못 잡던 사냥꾼이 다시 고개를 돌리자 다람쥐가 있던 자리엔 방금 전까지 자신의 옆에 앉아있던 나이트 엘프 여성이 예의 그 날카로운 롱소드를 들고 서 있었고 그 뛰어난 시력을 조금 집중하자 조금 떨어진 곳에서 깔끔하게 두조각난 다람쥐의 일부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나이트 엘프 여성은 얼마나 빠르고 정교하게 휘둘렀는지 피 얼룩 하나 없는 롱소드를 다시 검집에 넣으며 단련된 규칙적인 걸음걸이로 사냥꾼에게 다가갔다.
롱소드가 검집으로 들어가며 내는 섬뜩한 납도음에 정신이 든 사냥꾼은 눈 앞에 서있는 나이트 엘프 여성의 순수해보이면서도 섬뜩함을 엿볼수 있는 미소에 압도되었고 그렇게 몇초간의 정적이 흘렀다.

"이, 이젠 없네요."

그것이 그가 그녀에게 건낸 마지막 한 마디였다.
그 뒤 그녀는 흑마법사의 주점에서 신나는 걸음걸이로 뛰어나오는 인간 여성을 반기며 사냥꾼에게 목례를 한 뒤 사라졌고 그는 그렇게 멀어져가는 그녀의 뒷 모습을 멍하니 바라 볼 뿐이었다.



1월 29일 스톰윈드의 마법지구에서 있었던 일.

저녁 노을에 감상적이 된 드워프 남성 사냥꾼의 감성은 나이트엘프 여성 전사의 돌진과 크리티컬 일격에 깔끔하게 일도양단 되었다나 뭐라나...

ps. 실제 있었던 일인건 당연하고 내 분명치 않은 기억과 약간의 나름대로식 해석을 섞은 것.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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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일요일에 8시 기상이면 빠른거죠?) 일어나 베란다 창을 열어보니 바깥은 눈보라가 몰아치고 있었다.

"....... 녹차밭, 미안 너와의 해후는 올 여름으로 미루겠다."

한숨을 쉬고 풀 충전된 2700mah 베터리 1셋트와 700mah 베터리 2셋트, 그리고 PSP를 바라보았다.

"늬들은 오늘 눈보라가 살려준 줄 알아라."

아마 눈보라가 없었다면 하루 종일 혹사당했겠지...
나는 바깥의 눈보라를 보는 즉시 나갈 마음을 짱박아뒀고 그래도 가자시는 어머니를 만류하며 늦은 아침을 먹었다.

아침을 먹고 내가 한 짓거리는 바로 WOW질...

요즘 좀 손이 안가서 뜸했던걸 오랜만에 길드원들과 의기투합해서 줄구룹이라는 중급 인던에 가기로 했고 난 좋다고 따라갔다.(길원 5명에 모르는 사람 15명)

한참을 몹들과 치고 받고 있는데 부모님과 동생은 사이좋게 고구마 튀김을 만들었고 나는 만들어진 튀김을 낼름낼름 집어먹었다.
혼자 요리 안하고 게임한다고 WOW신이 노하셨는지 항상 쉽게 잡던 데칼이라는 보스 몹에게 4번 연속 전멸하고 파티가 해체되어 버렸다.
이건 뭐 거의 전설감이다. 요즘 WOW에서 줄굽 데칼에서 파쫑났대~ 라는 이야기 들리면 그건 정말 전설이라고 불릴 정도니까... -_-

여튼 그리 하여 접속 종료하고 이번엔 라디오를 들으며 내일 있을 스터디 그룹 발표할 내용을 정리하고 잡다한걸 하다보니 저녁 식사시간...
뼈해장국에 대충 먹고 다시 와우 접속.
이번엔 파티원을 대대적으로 물갈이 해서 순식간에 줄구룹을 클리어 해버렸다.
아... 허망하더라 저 쉬운 던전에서 오전에 그렇게 전멸하다니...

WOW 접종과 동시에 어머니께 컴 뺐기고 방으로 기어와 노트북을 켜고 이렇게 글을 끄적이고 있다.
후웅... 12시 24분인데 배가 고프다. 동생이 내일 먹으려고 남겨놓은 호빵 두개 낼름 집어먹고 내일 혼나야겠다. ㅇ_ㅇ

허망한 일요일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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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과 호빵의 만남~ 맛 좋은 야식이로세~ ]


PS. 와우가 다시 재미있어지고 있다. 아놔~ 이러면 안되는데...ㅠㅠ
나 이제 정말 공부해야해~ 이러지 마 와우야~
PS2. 저녁에 뉴스에서 눈보라가 몰아친 광주와 전남지방에서 여기저기 사고가 속출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어머니는 안가길 잘했다시며 안도의 한숨을 쉬시더라... 역시 남자의 감은 무시 할게 아니지. 아~하하하하~~~
PS3. 맥주가 많이 마시고시푸다~~~ 누가 나 점 뽑은거 나으면 맥주 좀 사주오~~~~

and
가토 형에게 가방을 전해 받기 직전의 크롤로시아.
부푼 꿈을 안고 서부 역병지대를 졸업하다. 최초로 맛보게 되는 인스턴트 던전인 폐광은 새벽녘에 우연히 만렙 법사님의 버스를 세 번 타는 것으로 졸업.(폐허는 전에 사제 키울 때 죽어라 달려봐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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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부 역병지대를 졸업하며 감상하는 석양의 맛은 정말 각별하다. ]
 



서부 역병지대를 지나 레이크 샤이어의 퀘스트를 빠르게 클리어하고 곧장 그늘숲으로 달려간 크롤로시아.
그늘숲에서 얼라이언스를 괴롭히는 고렙 호드의 등쌀에도 묵묵히 퀘스트를 진행하며 타락한 성기사 모르라딤을 쓰러뜨리는 것으로 그늘숲을 졸업하고 길드 '전장 속 삶과 전쟁의 매커니즘'에 가입하다.
길드에 가입했음에도 다른 길드원들과 교류가 별로 없던 크롤로시아. 저습지에서 4렙 위인 엔틱세라피네라는 길드원을 만나 하루만에 저습지 퀘스트를 클리어하는 저력을 보인다.
알렉스트라자 시절 한달 정도 걸렸던 행보를 단 2주만에 해치워 기세등등해진 크롤로시아, 하지만 진정한 지옥은 이제부터였다.

일단 그리폰이나 찍어보자며 놀러간 가시덤불 골짜기. 일명 '가덤'
가덤의 중립 마을인 무법항은 정말 끔찍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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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하면 얼라를 더욱 재밌게 가지고 놀 수 있을지 회의 중인 호드 무리들 저 빨간 이름이 전부 호드이다. ]


저 많은 호드에게 질려버린 크롤로시아.
겁에 질려 부들부들 떨며 사우스쇼어로 향한다.
사우스쇼어에 도착한 크롤로시아, 상대적으로 레벨이 낮았던 사우스쇼어의 경비병들이 약간 못미더웠으나 어쨌든 열심히 렙업을 하기 시작한다.

크롤로시아의 레벨이 30대에 접어든 어느날.
평온했던 일상에 불어닥친 광기어린 폭풍 아래 크롤로시아는 무참히 짚밟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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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우스쇼어라고 그들의 검은 손길을 피할 수 없었다. 노란 이름이 다 호드.]


무법항은 차라리 강력한 경비라도 있지, 사우스쇼어의 약해빠진 경비병은 만렙 호드들의 어마어머한 공세에 제대로 된 저항조차 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물론 그 자리에 있던 크롤로시아 역시 만렙 호드 전사님의 일격에 피를 뿌리며 쓰러지고 말았다.

이 사건으로 심신에 충격을 받은 크롤로시아는 빛나는 야전사령관 Dcgman 형의 도움을 받아 사우스쇼어의 퀘스트를 재빨리 마치고 황급히 가덤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되었다.

크롤로시아의 레벨도 이제는 제법 되어 지옥의 파수견, 이른바 똥개를 불러낼 수 있는 레벨이 되어 퀘스트를 위해 칼림도어까지 진출하게된다.
무법항에서 칼림도어로 향하는 배 위에서 유쾌한 호드도 만나고 무사히 퀘스트를 마친 크롤로시아. 다음에는 가덤에서의 지옥 생활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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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림도어의 톱니항으로 향하는 배 위에서 나를 보자 춤을 추던 호드. 내가 렙이 훨씬 높아서 저랬는지도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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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포지에서 서버 네임드 흑마법사 가토스타일에게 가방을 전해받는 크롤로시아]




때는 아마도 9월 중순.
중3 때 부터 알고지내던 가토형과 온천 여행을 갔다가 다시금 와우에 낚이고 말았다.
물론 가토형이 키워주겠다고 호언장담을 했던게 크게 작용했었다.

과거 군 전역 직후 알렉스트라자 서버에서 36렙까지 사제를 키우다 베타적인 길드의 분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접고 말았다.(사실 다른 것들 하기에도 바쁜 시기였고...)

그러고나서 3달만에 다시금 접하는 와우의 세계에서 나는 흑마법사라는 클래스를 선택했다.
물론 시작은 언제나와 같이 빈털털이, 가토 형이라는 나름대로의 배경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얻은 지원은 전무. (키워주겠다고 해놓곤 레이드 때문에 바쁘다고 만나지도 못했다.ㅠㅠ) 알렉 때와 같은 조건. 하지만 다른게 있다면 그건 바로 경험이라는 것이었다.
36레벨의 케릭을 키웠을 때 얻었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나는 꽤나 순조롭게 레벨업을 시작했고 삼 일만에 레이크샤이어의 퀘스트를 클리어 한 뒤 아이언포지에서 가토 형을 처음으로 만나게 되었다.
가토 형에게서 받은 지원은 14칸 가방 네개가 전부였다. 하지만 그것으로도 충분! 인벤토리의 압박에서 풀려난 나는 서서히 자금을 모으며 꾸준히 레벨 업을 하였고 가토 형의 도움으로 지금 활동하고 있는 길드인 "전장 속 삶과 전쟁의 매커니즘" 이라는 길드에 들어가게 된다.


쪼렙시절... 그 인맥만으로도 서버에 왕국 하나를 세울 수 있는 네임드 플레이어 Gatostyle과 한 때 서버 PVP포인트 순위1위에 빛나는 야전사령관 Dcgman이라는 배경을 가지고도 나는 무척이나 강하게 컸다. 그들은 레이드나 명예 때문에 너무 바빴기 때문이다... ㅠㅠ
그렇게 바쁜 와중에도 정예 퀘를 도와줬던 Dcgman(소담이형)에게 찐~한 감사를...
다시금 와우의 세계에 던져 준 가토형에게는 미묘한 감정이 섞인 감사를...

PS: 그늘숲에서 아주 가끔 보이는 동렙의 호드가 시비를 걸면 흑마의 포스를 휘날리며 사정없이 눕혀줬는데 그러면 호드들은 꼭 만렙 엄마 아빠를 불러와서 나를 눕히곤 했다. 그 때의 난 부를 사람이 없어 참 서운했던 기억이 있다. ㅠㅠ (물론 지금은 만렙 하나랑 1:1 까는거야 웰컴이지 큭큭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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