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활동하는 IRC 채널 가운데 WOW 세나리우스 유저들이 모여있는 '세나리우스'라는 채널이 있다. 이 곳의 맴버 하마님과 최근 애니메이션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는 와중 '소녀는 언니를 사랑하고 있어'라는 제목의 애니메이션이 거론되었다. 하마님 말씀으론 남성인 주인공이 여장을 하고 여학교로 전입을 가는 내용이라는데... 이게 또 호기심을 자극하지 아니한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 만큼은 그 호기심을 주체 못하는 성격상 냅다 애니메이션을 다운 받아 첫 화를 보게 되었다.
[ 더헛! 첫 장면 부터 뭔가 강력하군 이건! 사진은 왼쪽이 바로 문제의 주인공 미즈호, 오른쪽은 미즈호의 소꿉친구 마리아. ]
이 사태가 무엇인고 하니... 미즈호의 할아버지는 저승으로 사요나라하기 직전 미즈호가 여학교에 다녔으면~ 하는 다소 난감한 유언을 남기고 떠났다는 것이다. 미즈호가 질색을 하지만 여기서 그의 소꿉친구 마리아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폴리모프 아이템을 꺼내놓느니라~
[ 미즈호의 소꿉친구 마리아, 명랑쾌활하며 미즈호를 처음 부터 끝까지 서포트 해준다. ]
[ 마리아 장난 모드 발동 -_-; 이것은 마치 인기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미소녀 캐릭터의 1:1 사이즈 인형을 눈 앞에 둔 오XX의 눈빛이 아닌가! ]
[ 결국 마리아의 손에 의해 완벽히(겉모습만) 여성의 모습으로 탈바꿈한 미즈호군 그런데... 어이 거기 자네!!! 너무 즐기고 있는거 아닌가! ]
여튼 누구도 사내 자식이라 볼 수 없는 그런 외모에 화장까지 떡칠하니 하늘에 계신 어머니께서 저런거 낳고 미역국 먹었다며 통탄할 일이로다.
[ 미즈호와 같은 A반의 시온, 미즈호의 정체를 최초로 알아내는 아가씨. 그녀의 정체는 1년에 한 번 학생들의 투표로 뽑는 학교 최고의 여인 '엘더'의 칭호를 가진 자. 단 건강의 이유로 그 해를 병석에서 보내는 바람에 엘더에 관해 슬픈 과거를 가지고 있다. ]
결국 같은 반의 시온에게 남자라는 사실을 들키고 마는 미즈호. 하지만 시온은 그런 미즈호를 지켜보기만 할 뿐만 아니라 마리아와 함께 미즈호가 남성이라는 사실을 들키지 않고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전심을 다해 도와준다.
마리아와 시온의 도움으로 학교 생활에 익숙해진 미즈호는 아름다운 외모와 뛰어난 머리, 발군의 운동실력으로 학교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그 해 엘더를 선출하는 시기가 다가옴에 따라 유력한 엘더 후보인 학생회장 타카코는 미즈호를 견재하기 시작한다.
[ 이 시대의 학생회장 타카코. 엘더는 학생회장이 되어야 한다는 전통에 얽매여 있는 불쌍한 중생이도다. ]
엘더 선거가 시작되고 마리아와 미즈호의 두 애완동물(?)들이 선거공세에 들어가자 타카코의 똘마니, 학생회도 움직이기 시작한다. 시간은 금방 흐르고 엘더 투표 결과를 발표하는 날. 미즈호는 85%라는 압도적인 득표수로 타카코를 누르고 엘더가 되게 된다. 하지만 우리의 재수없는 회장님 타카코는 무대 단상에서 전입생이라는 미즈호의 약점을 공략해 청중의 분위기를 흔들어놓는다. 여기서 등장한 작년의 엘더 시온. 그녀는 뭔가 2% 부족한 연설로 다시 청중의 마음을 미즈호로 돌려놓는데 성공한다.
[ 병약소녀 시온. 연설 한 번 했다고 쓰러진다. 평소엔 멀쩡하더만 왜 이러셔... -_-a 실로 엄청난 설정 플레이가 아닐 수 없다. ]
[ 시온이 쓰러지자 리미트가 해제된 미즈호, 그대로 시온을 안고 필사의 대쉬를 시도한다. ]
이 일을 계기로 미즈호는 85%의 지지도를 100%로 바꿔놓으며 반론의 여지가 없는 학교의 엘더가 된다.(모든 학생들은 엘더에게 '언니'라는 호칭을 써야한단다.... 사내자식에게 전교생의 여학생이 언니라는 호칭을 쓰다니... 어욱 닭살~)
덤으로 미즈호의 두 애완동물(?)에 대한 간단한 소개
[ 미즈호의 애완동물 1호 유카리. 선배인 마리아의 시중을 든다.(여학교를 배경으로 한 애니는 이런 관계가 종종 나오더군...) 특기는 요리, 겁이 무척 많다. ]
[ 미즈호의 애완동물 2호 카나. 미즈호의 시중을 드는 후배. 겁이 없고 어리버리해서 매사가 불안하다. ]
미즈호를 껴안고 부비부비하는 두 애완동물... 둘 다 애정결핍이 심한 것 같더라나... -_-
이리하여 이러쿵 저러쿵 해서 미즈호는 학교의 엘더로서 좌충우돌하며 학교 생활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가 바로 이 애니메이션의 이야기다. 사실... 이런류의 애니메이션은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더 이상 보게될 것 같지는 않다만 요즘 코드와 상당히 맞아 떨어지는게 보여서 이렇게 블로그에 올리게 되는 것이다. 좋아하는 사람들은 좋아하고 싫어하는 사람들은 싫어하는 그런 스타일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