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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2.23
    괴물 그래픽 카드 -쿼드로 FX4400- 4

언제나와 같이 학교 연구실에서 탱자탱자 놀고 있었는데 갑자기 교수님께서 급습을 하셨다.
교수님은 평소와는 달리 내 앞에 커다란 박스 두개를 놓고 가시면서 여기에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별도로 포장된 그래픽 카드를 컴퓨터 안에 장착시켜 달라는 말씀을 하셨다.

뭔가 뭔가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박스를 살포시 개봉해 보았다.

쿠궁!!

이것이 무엇인가. 삼성 매직스테이션 가운데 최신형이 아닌가!
쿵쾅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고 컴퓨터 본체의 성능을 확인해 본 결과... 우와! 무려 인텔의 최신형 CPU 코어2듀오를 장착한 녀석이었다. 그리고 그래픽 카드는 지포스 7300LE.
허허허~ 110만원대의 브랜드 컴퓨터를 오랜만에 목도하니 이유 없이 가슴이 뛰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어쨌든 이건 내가 쓸게 아니잖는가. 단지 프로그램과 OS를 설치하는 잠깐 만져보는 것.

시무룩해진 나는 두번째 작은 상자를 개봉하였다.

....

응?

잠깐.... 이게 뭐지?

NVIDIA FX4400? 이게 언제적 그래픽 카든데?
자세히 살펴보니 FX 앞에 QUADRO라고 붙어있네?

으갸아아악!!!

이, 이건... 슈퍼 하이레벨의 그래픽 카드가 아닌가!
박스의 구석엔 GDDR3 512MB란 글씨가 떠억하니 써져 있는 것이 내 생각을 확증 시켜주었다. 헉헉... 이게 정녕 내 눈 앞에 있는 그래픽 카드가 맞단 말인가.

* GDDR은 그래픽 카드용 DDR램을 지칭하는 단어로 3이 가장 빠른 최신형을 뜻한다.

요즘 하드코어 게임 유저들이 우러러 보는 그래픽 카드인 NVIDIA Geforce 8800 시리즈가 320MB의 램을 달고 30만원대 후반에 판매되는 것을 생각하면 이 그래픽 카드의 가격은 얼마가 나올지 상상을 할 수 없었다.

이럴땐 다나와를 가주는게 매너!
다나와에서 검색을 해봤다.

.... 풀썩!

120만원 대... -_-
아니... 잠깐... 아까 매직스테이션이 110만원대 였는데?
크윽! 이건 진정 꿈에나 나올법한 하이 레벨의 슈퍼 그래픽 카드가 아닌가!

쿼드로 FX4400을 들고 우왕자왕하던 내게 다가오신 교수님은 그 그래픽 카드를 내일 당신의 방에 있는 컴퓨터에 장착시켜 달라는 말을 남기시고 돌아가셨다.

으응?!

그렇다는 말은 내일까진 그래픽카드가 고이 잠들어 있어야 한다는 말씀?
크하하하!! 그렇다면 당장 내 컴퓨터에 장착하고 보는거다!
냅다 케이스를 열어제끼고 쿼드로를 박으려고 보니 그래픽카드가 너무 큰 것이다!
허윽... 내 케이스는 일반적인 ATX 타입인데... 그래서 선정리를 좀 더 해주니 공간이 나왔다.

합체!

설치는 성공.
아까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맥박이 뛰기 시작했다. 떨리는 손으로 컴퓨터의 파워를 꾸욱~ 눌렀다.

응? 왜 화면이 깨지는거지?
그렇다 화면이 깨지는 것이었다. 설마 내가 설치하는 와중에 건들어서 고장?!
우어어어~~~ 설마설마 나 120만원을 물어내야 하는거야?!

드라이브를 다시 설치해보기도 하고 여러 뻘짓을 해봤는데 그래도 역시 화면이 깨지는 것이었다. 이런 증상은 그래픽카드의 램이 고장났을 경우에나 발생하는건데... 우어어엉~~~

덜덜 떨리는 손으로 설명서를 펼쳐보았다.
헉! 뭔가 처음 보는 부분을 발견. 그래픽 카드를 자세히 살펴보니 6핀 전원 케이블을 꽂을 수 있는 소켓이 하나가 달려있었다.

그렇구나... 그동안 뭐에 쓰는지 그 용도를 모르던 6핀 커넥터는 이런 슈퍼 그래픽 카드에 보조 전력을 공급하는데 쓰는 거였구나.
모든 상황을 김전일급 추리력으로 완료한 나는 경쾌한 동작으로 신속하게 6핀 파워 케이블을 커넥터에 찔러넣고 본체의 파워 케이블을 다시 한번 힘차게 눌렀다.

허엇! 된다! 돼!

그래픽카드는 우렁찬 쿨링팬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제대로 기동하기 시작했고 이번엔 제대로 된 화면을 띄워주기 시작했다.

흐흐흐... 이런 그래픽 카드로 게임을 안해주면 섭섭하지.

나는 당장 와우를 실행했고 모든 옵션을 최고로 올린 후 완벽하게 구현된 아제로스의 풍경과 조우하게 되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흐아아~ 풀 옵션을 켰음에도 깔끔하게 흘러가는 저 화면...
저 먼 곳을 보여주며 끊김이 없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것이다. ㅠㅠ

안타까웠던 점이 있다면 내 시퓨가 저급으로 취급되는 올리언즈 3000이었기에 랜더링 능력을 완전히 살리지 못했다는 것과 램이 1기가라는 것이 씁쓸했다.
코어2듀오와 2기가 램만 있었다면 그래픽 카드의 성능을 훨씬 강력하게 이끌어낼 수 있었을텐데...

여튼 그렇게 게임을 하다보니 갑자기 화면에 노이즈가 끼기 시작하더니 게임 진행에 에로사항이 꽃피기 시작하더라... ㅇ_ㅇ;

파워 부족임이 틀림 없는 이 상황에 나는 또 한 번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내 컴의 파워는 400W인데... "

전력을 많이 먹는 부품을 쓴 기억이 없는 내겐 이런 상황이 정말 낯설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위기의식을 느낀 나는 쿼드로를 빼내고 원래 쓰던 Geforce 7300GT를 제자리로 돌려놓았다.

잠깐 뿐이었지만 꿈도 못꾸던 120만원대 그래픽 카드를 써봤다는데 만족하며 누군가가 저 그래픽 카드를 쓰려한다면 무조건 파워는 500W 이상으로 쓰기를 강력히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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