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일 ~ 3일 사이에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광주 E-스포츠 대회'와 '2007 광주정보통신전시회'가 열렸다.
평소라면 이런 행사는 '어 하는구나...' 정도의 관심만을 보였을테지만 WOW의 같은 길드 내에서 활동하는 형이 이 대회에서 회사 부스를 연다는 이야기를 듣고 형을 만나기 위해 바쁜거 다 재껴놓고 행사장으로 향하게 되었다.( 어이 시험 공부는... -_- )
[ 먼저 들렀던 정보통신전시회의 작품들 ]
[ 요즘 우리 교수님이 한참 관심 있어하시는 입체 영상 기술 ]
왼쪽 : 그래픽카드의 기능을 이용한 입체영상. 오른쪽 : 모니터의 기능을 이용한 입체영상.
[ 니콘의 카메라 선전 차량. 내부엔 카메라 전시, 위엔 DSLR 체험 ]
왼쪽 : 니콘의 DSLR. 한번 잡아보니 망원렌즈와 DSLR의 힘이 확실히 느껴졌다. 으으.. 가운데 : 직접 조절해본 망원렌즈. 크으~ 나도 저런 렌즈 하나 있었으면...(그 전에 DSLR) 오른쪽 : 차량 모습. 이거 몰고 다니면 선전효과 대박이겠다. ㅇㅅㅇ
자 이제 관심꺼리는 대충 봤으니 장소를 이동하여 E-스포츠 대회장으로...
[ 대회장 내부의 풍경 ]
게임 대회장이라고는 하나 추억속의 게임들을 아케이드 기기로 즐겨볼 수 있었고 게임사관학교 같은 게임 관련 단체의 부스도 볼 수 있었다.
가운데에는 무대가 마련되어 있었고 각종 행사가 있었지만 광주 시민들이 이런 행사에 익숙하지 못해서인지 자리를 많이 채우진 않았다.
전체적인 풍경을 대충 둘러보고 초대해준 형을 찾는 와중에 눈에 띄는 부스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 으앗! 이게 꿈이냐 생시냐! 내 평생 실제로 레이싱걸을 보게 될 줄이야. ]
아리따운 레이싱걸 누님을 발견한 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사진의 부스로 향하게 되었다.
부스의 정체는 다름 아닌 3D 바이크 레이싱 게임 '히트앤런'의 부스. 얼마전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마친 '히트앤런'을 시연할 수 있었다.
레이싱 걸 누님 때문인지 수 많은 사람들이 카메라를 가져와서 셔터를 연신 눌러댔고 덕분에 부스는 인산인해. 나야 워낙 숫기가 없기 때문에 저 여신과도 같은 미모를 지닌 누님을 찍는건 포기하고 형을 만나기로 하였다.
그런데 이게 왠일?
형이 관리하는 부스가 바로 히트앤런이었고 게임의 이미지에 맞게 레이싱걸 누님들을 모셔 온 것도 형이라는 것이었다. 아놔 이 형 너무 멋지잖아. ㅇㅅㅇb
형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옆에서 플레쉬가 터지든 말든 셔터가 열리든 닫히든 나는 히트앤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음~ 게임에 대한 인상은 뭐랄까.
스키드러쉬의 역주행하는 자동차를 아슬아슬하게 스치면 부스트 게이지가 상승하는 시스템과 카트라이더의 아이템 사용, 드리프트로 게이지 상승하는 시스템을 합쳐놓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언듯 보면 위의 두 게임과 유사한 점이 많아 보이는 히트앤런이지만 그것을 상쇄하는 강한 특징이 있다. 그것은 바로 주행방식. 보통의 레이싱 게임과 같이 방향을 틀면 차체가 확 틀어지는게 아니라 바이크의 앞바퀴 부분만 방향키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틀어지고 뒷바퀴는 끌려오듯 따라오는데 이게 말로 설명해선 감이 잘 안온다. 직접 해보면 참 독특한 주행이 가능해진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다른 특징을 들자면 4명의 케릭터에 각각의 특성을 부여해 각각 부스트 게이지가 잘 찬다던가 평균 가속이 빠르다던가 하는 차별점을 두고 아이템과 바이크 교체를 통해 세분화된 튜닝이 가능해진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여튼 생각보다 깊게 빠져들었던 게임을 한참 하고 있노라니 옆에 형이 와서 레이싱걸 누님들 사진도 찍고 또 같이 찍기도 해보란다. ㅇㅅㅇ!
아니아니... 세상에 어떻게 내가 레이싱걸 누님들과 사진을 찍는담. 어휴~~
수줍음을 잔뜩 머금은 눈웃음을 치며 뒤로 물러서던 나와 그런 나를 떠미는 형을 발견한 누님께서 베시시 웃으며 내게 손짓을 하시네? 순간 완전 심장 멈추는 줄 알았다. -_-;
그리하여 사진을 찍긴 찍었는데 사진빨을 너무나 안 받는데다 잔뜩 긴장해서 표정이 굳은 나는 굉장히 만족스럽지 못한 사진을 얻었다.(찍은게 어디냐만은...)
방금 안 사실인데 한민지씨는 나와 같은 84년생이란다... 맙소사(풀썩)
[ 수 많은 망원렌즈와 DSLR들 사이에서 꿋꿋하게 5050으로 찍은 사진들 ]
어찌어찌하여 나도 사람들 틈에 끼어 사진을 좀 찍게 되고 인물 사진에 대한 이런저런걸 조금 깨닫게 되었다.
역시 형의 말대로 레이싱걸 누님들을 찍는 기회는 정말 흔치 않은 좋은 기회였던거 같다.
내가 카메라를 들이대면 항상 도망가기 바쁜 지인들에 비해, 사진기를 향해 각종 포즈를 취해주고 환하게 웃어주는 그녀들을 바라보면 정말 존경스럽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으니까.(누님들 주변으로 많은 사람들이 몰린데다 플레쉬에서 나오는 백열광에 조명의 열기까지... 굉장히 더웠을텐데도 시종일관 웃음을 잊지 않던 그녀들에게 진심으로 존경어린 감사를 보낸다.)
내 실력이 훨씬 좋았더라면 더욱 멋진 사진을 많이 찍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하루였다.
- 다음날 -
행사의 마지막날이 다가왔다.
형과 점심을 같이 먹기 위해 12시 쯤에 도착해보니 토요일에 비해 사람은 조금 더 많았고 레이싱걸 누님들을 찍기 위해 몰린 아저씨들로 '히트앤런' 부스는 상당히 북적거렸다.
잠시 게임을 즐기다보니 어찌어찌저찌저찌 해서 '히트앤런' 게임 대회의 사회자를 맡으신 윤정수씨와 만나게 되었고 사진에 싸인까지 받게 되었다.
사실 윤정수씨를 어릴 때 부터 굉장히 좋아했는데 군대에서 '투명인간'이라는 일요 시트콤을 보고선 더욱더욱 좋아하게 되었다.
윤정수씨는 굉장히 매너가 좋으셨고 TV에서의 활달하고 개구진 이미지와는 달리 중후함 마져 느껴져서 신사라는 이미지를 새로이 각인 시킬 수 있었다.
윤정수씨와 인사를 나누고 헤어진 뒤 형과 함께 점심 식사를 마치고 다시 대회장으로 향하였다.
윤정수씨가 이 먼 광주까지 오신 이유는 바로 '히트앤런'의 대회 이벤트에서 사회를 맡으셨기 때문이었다.
[ 무대 위의 윤정수씨는 정말 빛이 났다. 재치있는 진행으로 대회장의 시선을 모두 모았을 정도...]
윤정수씨와 레이싱걸 누님들이 관객 중 12명을 뽑아 '히트앤런' 배틀을 펼치는 이벤트가 시작되었다.
윤정수씨가 참가자를 뽑으려하자 나는 손을 번쩍 들었고 덕분에 무대위로 올라 설 수 있었다. 사실 평소엔 무대 위에 올라가는게 정말 싫었지만 오늘 만큼은 왠지 뭔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참가자가 많아 2파트로 분리 되었고 나는 첫 파트에서 게임을 하게 되었다.
8명이 개인전을 펼치는 배틀이 시작되었고 레이싱걸 한민지씨와 용호상박의 1위 탈환전을 벌인 끝에 결국엔 내가 1위를 거머쥐게 되었다. 긴장 한 탓에 실수를 많이 해서 정말 위험했었다. 게임의 특성을 파악하지 못했다면 내가 한민지씨에게 100% 패했을 정도니까. 한민지씨도 정말 게임을 잘 했다. 내가 있던 파트에선 2위를 하고 다음 파트에선 1위를 했을 정도니까.
무대 위에 올라간 관객에겐 경품 추첨권이 주어졌는데 내 번호는 10번이었다.
경기가 모두 끝나고 경품 추첨이 있었는데 1등 상품은 지포스 8300!! 10만원 중반의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얻을 자격이 생겼다는 기쁨도 잠시, 원래 이런 이벤트엔 터무니 없이 약하기 때문에 어마어마하게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이윽고 세 분의 레이싱걸 누님들께서 추첨권을 뽑으셨고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분은 바로 한민지씨.
그 자리에 모인 모두의 시선이 주목된 가운데 한민지씨는 낭랑하게 추첨권에 적힌 번호를 불렀다.
십.....!
'오 하나님 맙소사! 제발 그걸로 끝내주세요 한민지씨!!!!'
십..... 이번!
풀썩...
아.... 나 완전히 좌절하고 말았다.
12번이 누군고하니 2번 파트에서 당당히 꼴찌를 기록하신 초등학교 6학년의 어린 여아였었다. 그래픽카드의 용도며 가치도 모르는 아이의 손에 저런 물건이 넘어가다니... '이건 농간이라고, 다시 해야 한다고' 외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윤정수씨 : 집에 TV 좋아요?
초딩 : 아니요. 안좋아요.
윤정수씨 : 이거 쓸려면 집에 TV가 좋아야 되는데~ 안되겠다. 쓸 수 있는 사람에게 줘야겠어요.
초딩 : 아, 아니에요. 좋은 TV 살게요.
윤정수씨 : (피식 웃으시며) 너~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이건 컴퓨터에다 쓰는거에요~~
아놔... 나 1등인데... 그냥 내가 받으면 안될까? ㅠㅠ
그게 있다면 내 와우 라이프는 더욱 윤택해질 수 있단 말이에요. 엉엉~~
하지만 속으로 울어봐야 뭐하나 이미 기차는 떠나버린 것을...
나는 한지민씨가 내게 밀려 아쉽게 2등에 랭크된 것이 분해서 복수를 한게 아닌가하는 음모론을 조심히 생각해 보았으나 근거 제로, 가능성 제로.
그냥 마음을 비우고 살아야 겠다. 생각했으나 정말 하루가 지난 오늘까지도 머리속에서 떠나가지 않는다. 꺼이꺼이~~~
대회가 끝나고 윤정수씨와 레이싱걸 누님들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 캬~ 빛난다. 빛나! 이 분들은 나 같은 허접이 찍어도 어색함이 없구나. 으으~ ]
윤정수씨께서 모든 일정을 마치고 대회장을 빠져나가시는 길에 내게 악수를 청하셔서 정말 기쁘게 받고 회장을 어슬렁거리다 보니 프로게이머 서지수씨가 왔길래 싸인도 받을 수 있었다. 항간에 서지수씨가 이쁜게 화장빨이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원본이 어느정도 받쳐줘야 사진빨도 나올 수 있는 법. 굉장히 이뻤었다. 음음 ㅇㅅㅇ
'히트앤런' 대회가 끝나고 스페셜포스의 이벤트가 시작 됐지만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행사장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광주에서 이만한 규모의 게임 행사가 열렸다는 것은 충분히 기뻐할 일이지만 이런 컨텐츠 문화에 익숙하지 못한 광주 시민들의 무관심에 가운데에 위치한 객석이 내내 썰렁했던 것이 못내 아쉽게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라면 하루 종일을 있다오고 싶었지만 나름 일이 있어서 그러지 못했다는 점과 레이싱걸 누님들 싸인 못 받은거랑...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