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Category

분류 전체보기 (143)
일상 속의 기록 2 (13)
혼잣말 (9)
게임 (8)
애니메이션 (1)
디지털 월드 (24)
웹의 잔영 (20)
Season 1 (64)

Recent Comment

  • Total
  • Today
  • Yesterday
  1. 2010.04.01
    냉장고가 헬게이트 2

남자 혼자 사는 집이라는게 원래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정글과도 같습니다.
제가 얹혀살게된 이 집도 예외는 아닌지라 처음 왔을때는 뭐 부터 청소해야 하나 고민을 참 많이 했습니다.

다른곳이야 그냥 쓸고 닦으면 되지만 냉장고 만큼은 정말 답이 없더군요.
냉장고의 문을 열자 그 안에서는 최소 1년에서 최대 3년까지 유통기한이 지난 온갖... 이전에는 음식물이라 불렸을 무언가가 쏟아져 나오더군요.

머스타드 소스는 내부에 붉은 눈 같은 반점이 가득 생겨서 마치 저를 노려보는 것 같았고, 마른 반찬은 바짝바짝 말라 미라가 되어 있었고, 양념소스는 푸딩 같이 덩어리가 되었으며, 고추장은 갈색이고 된장은 검은색이 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냉장고 문을 연게 아니라 헬게이트를 열었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더군요.

결국 그걸 다 끄집어내서 버릴건 버리고 씻을건 씻었는데 1시간 30분 가량 걸렸습니다.
특히 된장통을 물로 행궈서 된장을 닦아내는데 눈코가 따가운게 거의 화학 병기 수준이더군요.
냉장고 속을 비운 뒤 깨끗히 닦고 새로 사온 음식물을 채우자 정말 와우로 치면 위업을 달성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ㅠㅠ

이래저래 2주 가량의 시간이 흘러 이제는 익숙해졌지만 아직도 그 때를 생각하면 정말 암담하기 그지 없네요.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