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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3.04
    작렬하는 위장! 원투~ 16

-작렬하는 위장-

금요일 새벽에 라면 한 개를 해치우고 4시에 수면, 아침 8시에 일어나서 잡질 좀 하다가 오전 12시 30분까지 스터디를 위한 공부를 하고 집에 와서 쓰러짐...
깨어나보니 오후 6시... 후다닥 학교로 돌아와 동아리에 가입하기로 한 신입생들과 먹은 저녁 식사와 술이 그날 내 첫 식사. -_-

그렇게 새벽 1시를 넘기고 주욱~ 밤을 새며 흑마법사 크롤로시아를 68렙으로 만들어 놓고 애니 좀 보다가 오전 7시 쯤에 집으로 돌아와 쓰러짐.
눈을 떠보니 1시... 집에서 이런 저런 잡질 하다가 식사도 못함.
지방에서 일하는 선배님이 오셔서 밖으로 후다닥 나가서 먹은 닭과 맥주가 오늘의 첫 식사. -_-

내 위장에 작렬하는 알콜에게 저주를...

나 이제 이렇게 생활하면 안되는데... 왠지 화가 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술자리를 나와 집으로 향하는 길에 문득 어린 시절의 과거가 떠올랐다.

아마 초등학교 5학년 쯤 그랬을까? 조금 떨어진 대학교에 영어 수업을 들으러 다녔던 적이 있다.(초등학생을 위한 코스였던거 같다.)
당시의 나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익숙치 못해서 혹시나 정거장을 놓치면 어쩌나 하며 잔뜩 긴장하고 바깥을 주시하는 꼬맹이였다.
그런데 그날따라 피곤했던지 꾸벅꾸벅 졸며 버스를 타고 대학교로 향하고 있었다.
한참을 졸다 눈을 뜨자 굉장히 익숙한 풍경과 함께 버스 뒷문이 열리는 것이 보였다.
나는 부리나케 자리에서 일어나 바깥으로 나갔고 2초 정도 되는 짧은 시간 동안 두 정거장 정도 먼저 내렸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사실 지금이야 두 정거장은 그냥  걸어가도 문제 없지만 당시의 나는 길을 몰랐고 또 수중에는 돌아가는 길에 쓸 차비 밖에 남지 않았었다.
무슨 선택이 필요할까. 나는 그냥 냅다 버스의 뒷문으로 다시 올라탔다.
그 모습을 본 기사 아저씨는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누가 버스 뒤로 탔냐고.
나는 겁을 잔뜩 집어먹고 두 눈 가득히 눈물을 머금은채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며 안절부절하고 있었다.
그런 나를 꼭 안아주는 손길이 있었으니... 대학생으로 보이는 누나가 나를 꼬옥~ 안아주며
"괜찮아. 괜찮아. 울지 말고 가만있어"
라며 토닥여 주는 것이었다.
그 말이 끝나자 마술과도 같이 기사 아저씨의 고함도 사라지고 버스는 다시 갈길을 가기 시작했다.

11년이 흐른 오늘, 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갑자기 그 누나의 품안이 떠올랐던건 무슨 이유에서일까?

실 없는 웃음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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