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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3.04
    고서적(나름?) 입수. 14
나는 오래된 게임잡지를 매우 좋아한다.

어린 시절 게임에 관련된 정보를 얻을 곳이라곤 게임 잡지가 전부던 시절이 있었고 그도 비싸서 돈 주고 사서 본다는 건 꿈도 못 꿀 일이었다.
가끔 친구가 잡지를 사서 학교로 가져오면 조르고 졸라서 꿀 맛 같이 달콤한 쉬는 시간에 열심히 들이파고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게 되면 아쉬움이 뚝뚝 묻어나는 눈빛으로 친구에게 책을 돌려 줬었다.
어린 시절 자주 보던 잡지는 게임월드, 게임피아.
게임피아는 나름 메이저 잡지에 속했기 때문에 그럭저럭 쉽게 볼 수 있었지만 게임월드는 아주 마이너한 잡지였기 때문에 구경도 힘들었다. (여기에 대한 이유는 차후 포스팅 하겠다.)

그런 어느날 학교를 마치고 친구들을 데리고 집에서 놀러가는 참이었는데 경비실 앞에 왠 화려한 책들이 잔뜩 쌓여있는 것이었다.

이, 이것은!!


친구들과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게임월드 1년 분량이 버려져 있었던 것이다.
우리들은 두 눈을 휘둥그랗게 뜨고 책을 집어들며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잡지를 들고 펄쩍펄쩍 뛰며 괴성을 지르는 초딩들을 보며 동네 아주머니가 후다닥 도망가셨지만 우리들은 안중에 두지 않고 그걸 나눠 가졌다.
내 몫의 책들 가운데 인상 깊었던 녀석은 93년 3월호로 새연재 만화가 있었는데 만화 동아리 태극에서 그린 'RPG 마스터'라는 이름의 만화였다. 1화였음에도 불구하고 꽤나 피가 튀고 심각한 스토리라인을 그렸던 작품으로 태극의 인원이 케릭터 몇몇을 맡아 나눠그리는 형식이었는데 그 중 가장 발군의 그림체를 보였던 사람이 바로 박성우씨이다.(박성우씨의 대표작은 팔용신전설, 천랑열전, 흑신, 제로등등이 있다.) 마침 나는 팔용신전설에 광분하며 친구들과 나무를 깎아 '이건 용신검이다! 받아라! 천마뇌격장!!'을 외치던 초딩이었고 게임월드를 보며 굉장한 가치의 자료를 얻었다고 기뻐 했었다.(나중엔 시골에 놀러가서 긴 철 판 하나 구해서 아궁에서 한껏 달군 다음 망치로 두들기며 용신검을 만들겠다고 ㅈㄹ 아닌 ㅈㄹ까지 했었다. ㅇ//ㅇ)

여튼 그랬는데 그 보물들이 어머니의 손에 모조리 소실되는 아픔을 겪자 오래된 게임잡지만 보면 소유하고 싶은 욕구를 참지 못하는 병까지 생겼다나 뭐라나.
(덕분에 집에 보면 아직도 게임월드 한 권과 게임라인 몇 권이 있다.)

그러던 최근, 평소와 다름 없이 네오동의 벼룩시장을 둘러보던 찰나 - [드림] 게임잡지외 서적 다수 - 라는 게시물을 발견했고 냅다 확인을 해보니 세상에 게임피아와 게임챔프 수년 분량을 그냥 주신다는 천사 같은 분을 목격할 수 있었다. 당시 나는 밥 값이 없어 허덕이던 상황이라 조심스레 게임챔프 조금을 부탁했고 그 분께선 선뜻 책들을 발송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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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피시챔프와 피시파워진 ]



보이는가 1997년의 연도가... 지금으로 부터 무려 10년 전의 게임잡지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게임계의 역사가(세계적으로도) 그리 길지 않음을 감안하면 10년이란 시간은 과거의 향수를 느끼기에 충분하다.(하루가 다르게 기술이 발전하는 이 바닥이니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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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설의 게임 충무공전 ]

이 충무공전이 어떤 게임이냐 하면 당시 활발히 활동하던 제작사인 트리거 소프트에서 만든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우리나라 게임 치곤 상당히 열심히 잘 만든 흔적이 보이는 게임이었다.(본격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목재를 구입할 수록 그 가치가 올라가고 팔수록 가치가 떨어지는 경제 시스템도 삽입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 게임이 피시챔프의 특별부록으로 나온 것이다. 정식버젼으로...(이전까지 부록 시디라면 대부분 일부분만 즐길 수 있는 데모가 전부였다.)
덕분에 정품 게임에 눈이 뒤집힌 독자들의 어마어마한 러쉬로 피시챔프 전량매진이라는 경이적인 사건이 벌어지고 이후 다른 잡지사들도 너도나도 정품게임을 부록으로 내놓기 시작하며  우리나라 게임잡지계 최악(?)의 시대인 정품게임 부록 전쟁에 돌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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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년이 지나자 정품 게임 한 두개로 끝나지 않고 무려 세네개 까지 한번에 나오기도 하였다. ]

솔직히 다른 독자들이야 좋아났겠지만 당시만 해도 나는 한 권에 2천원 하던 주간 소년챔프를 사보기도 벅차서 매주마다 2천원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을 했었다. 결국 이런 정품 게임은 그림에 떡이였던지라 친구에게 빌려 할 수 밖에 없었기에 되려 부록으로 쓸 게임의 판권을 사기 위해 정작 잡지의 내용이 부실해져가는 잡지사를 원망하기까지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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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크래프트2 이후에 제작중이던 워크래프트 어드벤처의 소식 ]

요즘 WOW하는 유저 가운데 워크래프트 어드벤쳐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몇명이나 될까?
워크래프트 어드벤쳐는 블리자드가 워크래프트2 제작 이후 당시 나름 인기 있던 장르이던 어드벤쳐를 워크래프트의 세계관에 대입 시키려던 작품으로 매니아층으로 부터 상당한 지지를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제작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어드벤처라는 장르가 죽어감에 따라 블리자드는 상당 부분 제작이 진행되었던 워크래프트 어드벤처를 포기하고 먼 훗날 인기 장르가 된 MMORPG를 도입하여 WOW를 발표하게 되는 것이다.
(이건 정말 시대를 초월한 판단이었다. 블리자드. 너네가 성공한덴 이유가 있는거샤)

여튼 이런 옛 정보들이 가득한 오래된 게임 잡지를 얻으니 기분이 너무 좋다.
그러고보면 초딩때 꿈 가운데 하나가 게임잡지 기자였는데 말이지. 후후훗~

다음에는 또 어떤 고서적들을 얻을 수 있을까? 확신은 없지만 왠지 또 얻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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