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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1.25
    히키코모리(방구석 폐인) 라이프 시작 8
에에... 약 20년간 내 얼굴을 무단 점거하고 있던 점들을 모조리 제거했다.
수단은 레이져.
틱!틱!티디디딕! 거리며 머신건과도 같이 내 얼굴을 향해 발사되는 레이져는 제법 따끔거렸다.
레이져 시술을 마친 내 얼굴은 마치 켄시로의 가슴에 난 7개의 손가락 자국과 비슷한 꼬락서니가 되어있었다.(켄시로 보다 2개 더 많은 9개라는 사실이 가슴 아프지만...)

여튼 이리하여 도저히 집 밖으로 튀어나갈 수 없게 되어버린 나는 당일날 집에서 빈둥거리다가 충동적으로 초등학생 동생을 설득하여 거의 10여년 만에 과거의 내 방을 다시 찾게 되었다.(한 마디로 동생이랑 방 바꿨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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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이 기존의 내 방. 한창 동생 물건들 옮기는 중이라 완전 난장판; ]

이게 지난 10여년간 내가 쓰던 방이다. 동생 방보다는 넓었지만 묘하게 정이 안가는 방이었다.(사춘기를 이 방에서 보내서 그런가?)
책장에 짱박힌 게임잡지, 만화책, 뉴타입, D&D 서드 룰북, 플스2 게임들을 봐서 알겠지만 전혀 공부와 연관이 없는 방이었다. ㅇ_ㅇ;
근 10년간 1년에 한번 꼴로 동생에게 방을 바꾸자고 졸랐는데 이번엔 갑자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녀석이 허락하는 것이었다. 덕분에 나는 얼씨구나 곧장 방을 바꿔버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이 곳이 되돌아온 내 방!! 역시 정리가 안되어있다.]

아아 이 포근한 느낌.
그래 난 이 방에서 즐거운 초등학생 시절을 보냈었지.
5.25인치 디스켓으로 부팅하는 8비트 컴퓨터로 램페이지를 하던 시절 부터 창세기전2와 별이 빛나는 밤에, 이소라의 FM데이트로 밤을 지세우던 시절까지 정말 많은 추억이 서린 방이다.

근데 문제는 이 방으로 옮기고 나서부터 갑자기 일본에서 심각한 사회현상으로 대두되고 있는 방구석 폐인이 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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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구석 폐인의 세상 ]

이걸 보면 알겠지만 워크래프트3 조차 안돌아가는 구형 노트북(주제에 넷스팟 장착이다!)을 아주 열심히 재점검하여 그럭저럭 쌩쌩하게 돌아가도록 만들어 놓고 4가지 패턴에 맞춰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1. 노트북으로 웹 서핑을 실컷하고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책상 밑의 미니컴포넌트에 노트북을 연결해서 화면은 후려도 빵빵한 사운드로 애니메이션을 본다.(어디까지나 빵빵할 뿐... 깔끔하진 않다. 구형 노트북의 내장형 사운드 카드가 다 그렇지 뭐;)
옆의 뻥튀기는 팝콘 대신...
2.  바로 옆에 놓인 PSP로 초 노가다 게임 G제네레이션P를 즐기며 귀로는 오후의 라디오 방송을 듣는다.
3. 위의 두가지를 하다가 낮잠잔다.
4. 일어나서 1, 2번 반복.

아아 미치겠다. 딱 하루 뿐이지만 이건 정말 사람이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2가지 보너스 패턴을 추가했다.

3. 거실로나가 집안 메인 컴으로 와우 부케에 찝쩍대거나 스키드러쉬에 접속해서 3배 빠른 스피드로 사람들을 농락한다.
4. 노트북을 거실로 가지고 나와 TV에 연결한 뒤 아령이나 간단한 운동기구로 운동하며 애니메이션을 본다.

이런 빌어먹을!! 방을 나가도 똑같잖아!!

결국 조금이라도 더 사람답게 살기 위해선 얼른 얼굴이 회복되어 바깥 공기를 들이마시는 길 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아아 누가 나 좀 살려줘어어어어~~~~~~
(하지만... 이 짓이 결코 질리지가 않는다! 나는 뼛속까지 유희의 화신이란 말인가! O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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