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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목요일 부터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는데 미쳤는지 창문을 열어두고 잠이 들었습니다. 일어나보니 온몸이 으슬으슬~ 이거 아무래도 감기 직빵의 예감이 들더군요.

목도 따가운게 아무래도 쉬이 넘어갈거 같지 않아서 밖에서 일을 보다 밤이 되자 약국에 들러 감기약을 샀습니다.

약을 들고가서 얼른 먹고 자야지 하는 생각에 빠른 걸음으로 집으로 향하는데(저는 기본적으로 걸음걸이가 매우 빠릅니다.) 순간 뭐가 발에 턱! 하고 걸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발 밑을 쳐다볼새도 없이 '어?!' 하는 순간 몸은 이미 하늘을 날고 있더군요. 

'꽈다당~~~~~~'

아이고... 아파라~ 옆에 지나가시던 여성분이 놀라서 쳐다보고 계시더군요.
그도 그럴게 뒤에 가던 사람이 갑자기 앞으로 부웅 날아갔다면 놀랄 수 밖에요.

부스스 일어나긴 했는데 손바닥은 까져서 피가 흐르고 무릎은 삐그덕거리는데다 팔꿈치는 쓰린게 아무래도 까진 것 같았습니다.

쪽팔림을 무릅스고 집으로 돌아와 씻고 요오드액을 바르고 감기약을 먹은 후 자리에 앉으니 몸에 힘이 쫘악 빠지더군요. 안되겠다 싶어서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다음날 일어나보니 온몸이 쑤시고 넘어져서 다친 곳과 무릎이 장난이 아니더군요.
덕분에 하루 종일 누워지냈습니다.
간만에 가요프로도 보고... 모르는 얼굴이 참 많이 보이더군요.
(제 기억 속에는 아직도 이승기가 신인 입니다. ㅠㅠ)

약은 하루분을 다 먹었는데 회복될 기미가 안보입니다.
내일까지 더 버텨보고 안되면 월요일날 병원에나 다녀와야겠네요. 에휴~
and

오리지널 시절, 아제로스에 서식하는 용들 가운데 가장 위협적인 용 두 마리를 꼽으라면 누구든 단연 네파리안과 오닉시아 남매를 꼽으실 것입니다.
(벨라는 지배를 당해 그 모양이 된 것이니 논외로 하지요.)

스토리상으로는 오리지널에서 이미 네파리안과 오닉시아가 유저들의 손에 살해 당해 그 목이 효시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두 용들을 살해하면 그 목이 잘려 대도시의 한가운데 효시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지요.
그나마 네파리안은 덜하지만 오닉시아의 목은 스톰윈드의 성문 앞에 걸려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적인 무력도 오빠인 네파리안이 훨씬 강할 뿐더러 오닉시아에겐 자신을 수호할 강력한 부하가 없었기 때문이지요.

오리지널 시절의 보스들은 그 능력이 그대로지만 유저들의 캐릭터, 즉 영웅들은 시간이 지나며 점점 능력적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때문에 확장팩인 불타는 성전에 들어서는 고작 한두명의 영웅에게 참살 당하는 오닉시아를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특히 새로 등장한 덕분에 막강한 전투력을 자랑하던 죽기가 단신으로 오닉시아를 찍어누르는 모습에서는 작은 충격을 받았었지요.)

그런 오닉시아가 이번 3.2.2 패치를 통해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전에 비해 강력해진 80레벨들의 영웅을 상대하기에 걸맞는 능력을 가지고 리뉴얼 되었고, 이전에 드랍하던 아이템들도 지금의 영웅들이 쓰기에 걸맞게 성능이 확 뛰었습니다.

이제 오닉시아는 그 날카로운 발톱으로 영웅들을 무참히 찢어 발기고 지옥보다 뜨거운 브레스로 숯덩이를 만들어버릴 준비가 되었습니다.

... 라는건 앗시발쿰이고 사실 강해졌다지만 여전히 10~20명의 인원에게 농락 당하고 있는게 현실이지요.

물론 저도 거기에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이틀 전엔 부캐인 정기술사로 오닉시아 20인 레이드에 참가 했었습니다.

별거 아닌 것 처럼 적어놨습니다만 그 강렬한 프레임 브레스 만큼은 도저히 무시할게 못 됩니다. 딜에 눈이 멀어버린 딜러들은 아차 하는 사이에 정말 숯덩어리가 되어버리지요.
이날도 몇몇 인원의 실수에 의해 공대가 한번 전멸 하였고, 오닉시아 앞에 다시 모여 재정비를 하였습니다.

은근히 정비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 지루해진 저는 무의식적으로 여기저기 폴짝폴짝 뛰어다니며 노닥거렸습니다.

재정비가 끝나고 공장님의 카운트 소리가 들렸습니다.
저는 그 때 까지도 폴짝폴짝 뛰어다니며 카운트가 끝나자마자 튀어나갈 준비를 하였지요.

[맨탱님의 카운트가 끝나는 동시에 손이 미끄러지는 바람에 입구 오른편의 구덩이로 떨어져버림 ]

[ 살아있으면 계속 쫄을 위로 올려보내기 때문에 자살을 택했다 ]


아 정말 떨어지는 순간 식겁 하고, 떨어지고 나서는 공대원들에게 연거푸 사과만 하였습니다. 이렇게 쪽팔리는 사건을 터뜨리는건 정말 오랜만이네요.  ㅠㅠ

결국 계속 사과만 하다가 분배도 안 받고 그냥 나와버렸습니다.

맘씨 좋은 공대원분들께서 그냥 분배 받고 가라고 했지만 너무 부끄러운데다 오닉시아를 잡는데 전혀 공헌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받을 염치도 없더군요. 어흑~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을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공대원 분들이 위로를 해주신 덕분에 마음이 조금은 훈훈했습니다.(그렇다고 쪽팔림을 커버할 순 없지만요. ㅠㅠ) 

and

와우에 관해 직접적인 내용의 포스팅을 한지도 어언 몇년이 흘렀군요.
하하하;

사실 와우는 꾸준히 해오고 있었습니다만 제가 별로 스크린샷을 남기며 게임 하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어쩌다보니 관련 포스팅이 거의 없었네요.


여튼 요즘도 와우는 즐겨하고 있습니다.
불성 말기에 4달간 접었다가 길드 형의 '계정 끊어주기' 신공에 낚여서 노스랜드로 복귀하고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며 파란만장한 사이버 라이프를 즐기고 있지요.

제가 키우는 주 캐릭터는 전에도 포스팅 했었던 흑마법사 입니다.
오로지 데미지 딜링을 위해 존재하는 클래스이기 때문에 흔히 퓨어딜러라 분류 되지요.
던전에서 모험을 할 때, 퓨어 딜러들은 같은 퓨어 딜러들 보다 더욱 더 많은 딜을 하기 위해 노력 합니다.
물론 슬렁슬렁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자신이 퓨어딜러라는데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유저라면 데미지 미터기에서 1위를 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딜링을 하게 됩니다.

딜링을 잘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센스와 컨트롤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 기본이 갖추어지면 약간 등급이 낮은 장비를 갖추고 있어도 한등급 정도 높은 장비를 지녔지만 실력은 없는 딜러들을 이길 수 있습니다.(제가 잘하는건 아니지만 이 점 덕분에 불성 시절에 재미를 톡톡히 봤지요.)
그리고나서 부가적으로 중요한 것이 바로 장비 입니다.
장비가 좋다는 말은 그 만큼 캐릭터가 높은 데미지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뜻 합니다.

특히나 최근 모험의 무대가 되는 노스랜드에서는 레이드의 난이도가 낮아짐에 따라 컨트롤 보다는 장비의 성능에 딜링의 포커스가 맞춰지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게임내의 자본인 골드를 아끼느라 좋은 장비를 갖추지 못했던 저는 퓨어 딜러로서의 역할 수행을 충실히 해낼 수 없었고, 화려했던 과거의 영광에 스스로 짓눌려 자포자기하는 일상을 보냈습니다.

한마디로 찌질하게 궁상 떨며 게임 했다는 말이지요. ㅇㅅㅇ

그런 저를 길드원들은 다독거려 일으켜줬고 여차저차 기운을 차린 저는 갑자기 그동안 모은 골드를 마구마구 써버리며 고성능 장비를 구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 티어9 4세트 + 제작템 멀린의 로브를 장비중인 크롤로시아 ] 

항상 던전에 가서 벌어온 골드를 현금으로 판매하여 용돈을 삼아오다가 그 골드를 모두 장비 구입하는데 써버리니 너무 쉽게 장비가 갖춰지더군요.

문득 만렙 찍고 3일만에 저보다 더 좋은 장비를 갖추었던 길드 형, 누나들이 생각나는 순간이었습니다. ㅠㅠ

아직 완전한 장비는 아니지만 그래도 아주아주 기본적인 구색은 갖추었으니 앞으로 퓨어딜러로서 좀 더 즐거운 모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ㅇㅅㅇ
and
밤이 되어도 잠을 못 이룬다.

떠오르고, 떠오르고 계속 떠오르고...

무언가에 집중하며 잊는 것도 하루이틀... 이제는 손조차 가지 않는다.

아무것도 못하며 시간을 보내고, 하루를 보낸다.


26년만에 처음으로 갖게 된 격한 감정이 멋대로 나를 뒤흔드누나...
and

보통 메인보드에서 CPU의 전원을 관리해주는 전원부는 3~6 PHASE 정도가 일반적 입니다.
3페이즈는 아주 저렴한 제품군에서 볼 수 있고, 10만원대 초반에서는 4~6 PHASE가 흔하지요. (10만원 중반이 넘어가는 보드를 별로 사본적이 없기 때문에 상위 제품에 대해선 패스 ㅋㅋ)

그런데 어제 웹 서핑을 하면서 너무나 엄청난 물건을 봐버린 탓에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이렇게 포스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포스팅의 주인공은 메인보드 제조업체 인기 순위에서 아수스와 1,2위를 다투는 기가바이트의 'GA-P55-UD6'

일반인들은 존재하는 줄도 모르는 최고성능의 CPU '코어 I7'에 대응하기 위해 P55칩셋이 탑제 되어있고 온갖 고급스러운 옵션으로 점철된 고급 메인보드 입니다.

물론 30만원 후반의 가격을 생각하면 성능과 옵션 모든 부분에서 일반인들이 맛보지 못하는 엄청난 스펙을 자랑해야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닙니다.

이 제품에서 제가 놀란건 바로 '24 PHASE의 CPU 전원부'인 것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 처럼 일반적인 메인보드는 보통 3 ~ 6 PHASE 정도의 CPU 전원부를 사용하고 오버 클럭 좀 제대로 해보겠다 하는 보드는 가끔 8 PHASE도 사용 합니다.

기가바이트 최고급 보드인 EX58의 경우에도 12 PHASE의 CPU 전원부를 사용합니다.
만일 제가 P55-UD6를 보지 못했다면 50만원 중반대의 EX58을 보며 '음~ 가격에 어울리는 전원부로군!' 이라고 생각 했을테지만 UD6의 전원부는 EX58마져 버로우 시킬 정도였습니다. ㅠㅠ

CPU전원부가 튼실하게 제작 되면 보다 안정적인 오버클럭이 가능한데 과연 이 메인보드의 오버클럭 효율은 얼마나 좋을지 심히 궁금 합니다.

뭐~ I7 코어도 그렇고 이 메인보드도 그렇고 합치면 70만원은 가뿐히 넘어가서 제게는 다른 세상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너무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PS. 기가바이트는 AS만 좀 잘해줬으면...



and
정말 오랜만에 성격이 끓어올랐다.

비가 내리고 몸은 안좋아 우울한 상태에서 평소라면 어거지로 웃으며 그냥 집어삼킬 일들이 하나하나 속을 후벼파더라.

와우 경력 3년여만에 처음으로 일방적인 통보를 하고 멋대로 공탈을 했다.
목안에 삼키고 있던 말들이 튀어나올 것 같아서...

하필이면 이런 일이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일어났다는 것이 아이러니 하지.
덕분에 죄책감 반, 분노 반이다.

사람들이 내가 기분 나쁜건 상대방도 기분이 나쁘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and
이번 달은 지출이 너무 심했네요.

대부분 의미 있는 지출이었기 때문에 아깝지는 않지만 아끼려고 했던 마지노선 보다 살짝 넘겨 써버린건 확실히 가슴이 아픕니다. ㅠㅠ

게다가 서울에서 내려올 때 구입 한 13800원짜리 게이머즈는 조금 치명적...
어마어마한 볼륨과 풍성한 내용을 볼 때 그 값어치를 하는 잡지임에는 틀림 없지만 궁상으로 점철된 제겐 확실히 큰 지출이었지요. 아마 이번 달 지출 가운데 서울에서 멋도 모르고 비싼 찜질방을 골라 하룻밤를 보낸 것 다음으로 가장 쓸데 없는 지출이 되겠네요. 크흑 ㅠㅠ


ps. 새우탕수는 조금만 더 미루자. ㄱ=
ps2. 중고 엑박360과 지포스9800GT의 지름신이 맹강림하고 있다.
       싸움에서 패배한다면 둘 중 하나를 지르겠지만 지면 곤란하다구. ㅠㅠ
       물론 위의 두 놈 보다는 새우탕수가 먼저다. ㅇㅅㅇ;
and

컴퓨터를 끄기가 힘들다!

원래 약간 그런 면이 없잖아 있었지만 요즘은 증세가 급작스럽게 심해져버렸네요.
평소에는 피곤하면 컴퓨터를 끄고 잠들곤 했는데, 연 이틀 컴퓨터의 전원 버튼을 내키는대로 누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 근래에 마음에 딱 드는 사이트를 발견해서 그곳에서 여러 글을 읽으며 시간을 많이 보내는 편인데 그게 100% 원인 같진 않구요. 음~ 한 70%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만 나머지는 모르겠단 말이에요. -ㅅㅜ

그렇다고 게임을 하는 것도 아니고...

하아~ 죽겠습니다.
and
장마철 답게 비구름이 전국을 뒤덮고 있다.
근래에 일부 지역에 한하여 가뭄이 들었기 때문에 내심 반가운 빗줄기였지만 대구, 부산 쪽은 장마로 인해 고생이 심하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역시 하나님이라도 벨런스 맞추는 작업이 쉽지는 않은 모양이지.
내가 왕년에 심시티 좀 했는데 노하우 좀 가르쳐줄까 보다. 키득~


쏟아지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오랜만에 옛추억을 되짚어보았다.
나란 인간 자체는 그리 재미 없지만 주위에서 벌어지는 일은 항상 파란만장 했기에 마음 속에 자리한 추억의 방은 여러가지 감정으로 도배 되어 있다.
방안에 가득한 추억이란 이름의 상자를 하나씩 열어보면 대부분 부끄럽고 챙피한 기억들 투성이지만 이 상자의 내용물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구성하는 만큼 더 없이 각별하게 느껴진다.

상자 무더기를 이것 저것 열어보며 한참 뒤적이던 중 상당히 오래되어 보이는 상자를 하나 발견 했다.

아아... 익숙한 문양이다. 틈만 나면 꺼냈다 넣기를 반복해서 그런지 상자는 많이 닳아있었지만 내용물을 뜻하는 문양은 아주 뚜렷하게 남아있었다.

상자의 이름은 '연애'

연애라는 감정이 무엇인지도 모르던 어린 시절의 아련한 기억.
모든 면에서 불안정 했던 나에게 사랑이라는 것을 안겨줬던 그녀.
서로의 가슴 속에 사랑을 나눠 갖고 연애라는 감정을 주고 받고 싶었던 그녀에게 난 너무 무신경 했었다.
당시의 나는 내 가슴 속의 그것이 사랑이라 불리우는 것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사용하는 방법을, 아니 자연스럽게 발동 시키는 방법 조차 몰랐으니 말이다.

결국 그녀는 내 무신경함에 지쳐 떠나갔고, 나는 그런 그녀를 붙잡지도 않았다.
그때는 그녀가 내게 다가왔던 이유도 몰랐고, 떠났던 이유도 몰랐다.
그저 아무것도 모른체 받아들였고 떠나보냈다.

내가 한 것이라고는 그녀가 떠나간 자리에 남은 추억이라는 이름의 기억을 조심히 포장해서 상자에 넣는 일 뿐이었다.

겉으로는 화가난 척 했지만 실은 남들이 하는 것을 어설프게 흉내낸 것에 불과했다.
돌이켜 보면 당시의 나는 메뉴얼대로도 동작하지 못하는 불량 인형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내 마지막 연애는 끝이 났고 시간은 쉼 없이 흘러갔다.

시간의 흐름에 맞춰 나는 나이를 먹었고 지식과 경험을 쌓으며 나라는 인격체를 조금씩 만들어 나갔다.

그녀와의 연락은 끊긴지 오래였고 소식을 알 길도 없었기에 그녀에 대한 것은 상자 속에 간직한 추억이 전부였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와 연관된 물건을 보거나 사람을 만날 때면 습관처럼 상자를 꺼내 그 시절의 추억과 마주해 보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때마다 새로운 사실을 하나씩 깨닫게 되었다.
그녀가 내게 보여주었던 관심과 사랑들을 말이다.

손목이 좋지 않아 한번씩 움찔거리던 내 손을 조심스레 걱정하던 그 마음.

DDR이 유행이던 시절이라 내게 보여주기 위해 한달 전 부터 연습을 하던 그 노력.

지금 보면 민망해서 미칠 것 같은 내 소설을 읽어주며 자신의 캐릭터도 넣어달라던 그 관심.

JPOP에 대해 크게 흥미를 갖지 않았던 그녀가 내가 좋다고 하는 음악을 즐겨 듣고, 가수 유닛의 팬홈페이지를 만들었던 것 까지...

모두 나를 위한 것이었고, 나를 알고자 함이었고, 함께 하고자 함이었다.

그녀가 했던 노력을 뒤로한체 나는 아무것도 몰라주었고, 그녀의 마음 고생을 헤아려주지도 않았었다.

상자를 열 때 마다 죄책감에 젖었고, 후회를 삼켰다.

모처럼 데이트가 있던날 그녀는 안중에 두지 않고 게임에 열중했던 기억을 떠올렸을 땐 그 시절의 내 아둔함을 산산조각으로 찢어버리고 싶기까지 하였다.

그런 나날이 계속되다보니 제법 나이를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연애의 기회가 생기면 겁이나서 피하게 되었다.
소개팅도 이 핑계, 저 핑계를 들이대며 피했고, 무의식 중에 내 자신감을 깎아내렸다.
이젠 연애에 관련된 모든 것을 접하면 그녀를 떠올리게 되어버렸다.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온 지인들이 안타까운 눈으로 나를 보며 던지는 '바보'라는 한마디가 유독 내 마음을 무겁게 한다. 

앞으로는 잘 할 수 있다.
앞으로는 잘 할 수 있다.

몇번이고 되새기지만 내 과오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이것은 내 업이리니...




한참을 떠올리다가 다시 상자를 닫고 추억의 방을 빠져나왔다.
 
지난밤, 빗소리를 안주 삼아 죄책감을 마셨더니 오랜만에 밤에 취한 것 같았다.

나는 어느새 평소에 옛 인연들과 남긴 흔적을 찾으면서도 유독 찾을 수 없었던 그녀의 흔적을 다시 한번 찾아보고 있었다.





비가 완전히 그치고 서늘한 바람이 창가를 넘어 오는 새벽.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서 나는 우연히 그녀 것으로 보이는 이메일 주소를 알게 되었다.
and
처음으로 아가씨 끼고 술마셨다.

으음... 그냥 데려가길래 따라갔다가 아가씨가 좌우에 앉자 급 당황...
그냥 뭐 이런저런 잡다한 이야길 나누며 술을 마셨지만 확실히 어색하더라.
아가씨의 존재 자체가 나에겐 범접 못할 포스랄까?

아가씨들이 이쁘긴 이쁜데 생각보다 어려서 깜짝 놀랐다.
21~22살 정도인데 우리과 여자애들에 비해 훨씬 성숙하고 여성스러워 보인다.
으으으음~~~ -ㅅ-
... 도대체 차이가 뭐길래?


아무튼 쑥쓰러워서 혼났다.
으으~~ 데굴데굴
옆에서 말상대 해주는 것만으로도 이 모양이면 연애는 대체 어떻하냐~~~ ㅠㅠ

여튼 이건 뭐 거의 내 일생일대의 빅이벤트 수준이었다.


ps1. 여자 화장실에 두번이나 들락거린건 비밀.
여자 화장실 팻말 정돈 빨간색으로 해놓으란 말야 ㅠㅠ
파란색이니까 술김에 남자 화장실인 줄 알고 두번이나 들락 거렸잖아 ㅠㅠ
세번째에 노크하니 아가씨 목소리가 들리더라... 급 당황 ㅇㅅㅇ;;;;;;;;;

ps2. 역시 이것저것 따지고 자신과 틀리다는 이유만으로 삐딱하게 보는 사람들 보다는 순수하게 사람 자체를 좋아해주고 내 결함 역시 내 한 모습으로 인정해주는 사람들 편이 나도 좋다.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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